전기차 배터리 회사 CATL와 드러나는 중국 배터리 굴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출처: SNE 리서치)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LG화학, CATL, 파나소닉이 1~3위를 앞다투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자동차 회사 및 유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CATL은 중국 전기자동차 회사들에게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파나소닉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테슬라에게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중, 중국 배터리 회사인 CATL 이전까지는 국내 및 일본 배터리 회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배터리 후발 주자였지만 최근 급성장하며 중국발 배터리 굴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CATL는 과연 어떤 회사길래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CATL 개요

CATL 로고 이미지

CATL의 공식 명칭은 "컨템퍼러리 암페렉스 테크놀로지"(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이며 2011년에 설립되었다. CATL의 핵심 기술은 동력 및 에너지 저장 배터리 분야의 재료, 배터리 셀, 배터리 시스템, 배터리 재활용 등 배터리 산업의 연구개발 및 제조 능력이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장하기 시작했다. 

 

CATL은 중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49%라는 압도적인 배터리 점유율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살리기 정책으로 이뤄낸 성과일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전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테슬라로부터 모델3용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따냈고, 애플카에 사용되는 배터리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 또한 들리고 있다.

 

CATL의 배터리 기술

CATL 배터리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회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는 NCA 또는 NCM으로 니켈과 코발트가 주성분으로 사용된다. 니켈은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내는 만큼 높은 출력과 에너지 밀도를 갖추고 있지만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코발트를 사용하여 안정성을 높여준다. 하지만, 코발트는 희속 금속으로 가격이 비싸고 가격 변동도 심하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CATL이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배터리는 리튬 인산철 배터리(LFP)이다. 우선, LFP 배터리는 니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NCA, NCM 배터리에 비해 높은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코발트 같은 값비싼 금속을 쓰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긴 수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반면에 배터리 자체가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 상대적으로 짧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배터리 회사들이 LFP배터리는 전기자동차에 적합하지 않은 배터리라고 여겨왔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CATL의 LFP 배터리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CTP(Cell To Pack)기술을 통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CATL은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잡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테슬라에 이어 네덜란드 버스 제조사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뚫지 못한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CATL, Cell To Pack 기술

CTP은 Cell To Pack의 약자로, 셀과 모듈, 배터리 팩으로 구성된 전기차용 배터리 단위 구조에서 모듈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CTP 기술은 셀에서 곧바로 배터리팩을 구성하는 패키징 기술로 사라진 모듈 단계만큼 셀을 더 넣을 수 있어 에너지 밀도가 향상된다.

 

업계는 CTP 기술을 활용하면 LFP 배터리의 팩 기준 에너지밀도를 kg당 135Wh에서 145Wh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주류인 NCM523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CATL의 향후 전망

CATL, Cell To Chassis 기술

CATL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배터리 셀을 전기차 섀시와 '합체'하는 CTC(Cell to Chassis) 기술을 연구·개발, 2030년 이전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CTC 기술을 통해 배터리와 차량 시스템 간의 통합을 이뤄내 동력 분배를 최적화하고 전력 소모를 낮춰 주행거리를 800km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이다.

 

또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부품 수를 줄여 차량 내부의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원가 절감에도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CATL는 모두가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LFP 배터리의 고질적인 단점을 자신들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했다. 높은 효율과 에너지 밀도를 갖추면서도 우수한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배터리 업체들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이와 같이 새롭게 시도한 방식을 통한 문제 개선으로 기술력을 점차 향상될 것이고 그로 인해 우리가 탑승하게 될 전기 자동차의 성능도 우수해질 것으로 기대된다.